“서울대 유치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백청수 전 시흥시장 요구
백청수 전 시흥시장은 “서울대 유치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시민재산 1조원이 들어가는 서울대 유치사업을 시민공감대 없이 임기 4개월 남겨둔 시장이 속전속결 처리하는 것은 공직자 윤리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백청수 전 시흥시장은 3월 13일 자택에서 본보와 가진 특별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요구하고 “모든 정보가 공개된 상황에서 통합된 시민공감대를 형성한 뒤 사업을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전제한 뒤 “임기 말 시장이 자두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고 오이 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 신는 격이다.”고 비난했다.
“대야·신천동 뉴타운 사업을 취소한 것은 시흥시의 주인인 시민들이 싫다고 해 그렇게 된 것이다.”고 지적한 그는 “1조원이 들어가는 서울대 유치사업은 겉으로만 민주자치를 외치는 시흥시장의 권위주의적 산물이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신천·대야 뉴타운 사업이 주민반대로 취소된 것처럼 실속 없는 서울대 유치사업은 겉만 화려한 행정으로, 민심을 읽지 못하는 자질부족과 통찰력 부족의 결과”라고 꼬집고 “서울대 사업은 선거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월곶-판교선을 군자배곧신도시 까지 연결해 ‘군자배곧역’이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유라시아 대륙횡단철도의 출발역이 되도록 해야 하고, 문예창작진흥원, 효도앙양대학을 통한 행정의 가정화를 역설하는 백 전 시장의 이야기를 이번 호 특집으로 소개한다.[편집자 주]
■정치는 사랑의 실천운동
존재의 가치는 노동(일)에서 나온다. 정치도 일하기 위한 것이다. 일은 생존이다. 정치도 일이 우선이다. 국리민복을 위한 헌신과 봉사, 사랑의 실천운동이다. 함석헌 선생님의 민중사상이 바로 여기에 있다.
타협과 양보를 통해 이해와 갈등을 조정하는 정치문화가 필요하다. 개인영달과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정치를 끝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시민들이 주인의식을 가져야한다. 시흥은 지금 주인이 주인인줄 모르고 머슴이 머슴인줄 모르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시흥의 주인은 시흥시민이다. 머슴은 겸손해야 하지만, 머슴인지 일꾼인지 모르고 있다. 시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원칙에는 강했지만, 시민들에겐 한없이 낮은 자세로 꼭 인사하고 다녔다.
경호장교 출신으로 출세할 수 있었지만, 함석헌 선생님의 비서로 들어가 3일 만에 중앙정보부에 끌려갔다. 시민이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①머슴이 일할 수 있지 머슴인지 그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다음은 ②주인이 주인인줄 모르고 머슴이 머슴인지 몰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주객이 전도되고 있다.
그리고 ③주인과 머슴은 상생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머슴은 주인의 뜻을 받들어 뉴타운을 철회하라면 철회하고, 서울대 유치를 선거이후로 미루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현직 시장 다시 시장에 출마하더라도 선거 이후에 하라는 말이다.
시흥시청 안팎에 커다란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시흥시 인사 참사에 대해 일침을 가한 백 전 시장은 “인사는 시장이 하는 게 아니라, 동료들이 하는 게 맞다”고 말하고 “갑과 을이 바뀌면 인사참사가 벌어진다.”고 꼬집었다.
■민선 2기 시장을 돌아보며
민선 2기 시장으로 전국 244개 자치단체 가운데 6위를 했다.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2위를 했다. 내 얘기가 아니라, 기록에 나오는 얘기다. 모범시장으로 의정대상을 받았다. 공영개발에 따른 4천700억원의 부채를 200억원 가량만 남기고 모두 청산했다.
정왕동 대기오염 악취대책을 수립해 추진했다. 공장마다 설치돼있던 소형 소각로를 모두 폐쇄하고 환경감시단을 발족, 화학단지에서 배출되는 오염원을 차단했다. 폐쇄된 소형소각로는 대형소각장으로 모아 최고 1,200℃에서 소각함으로써 VOC측정에서 다이옥신이 나오지 않도록 개선했다.
“시흥까지 어떻게 전철을 놓느냐”며 웃는 중앙정부를 설득해 안산·시흥·부천을 연결하는 소사-원시선 복선전철을 시흥으로 유치했다. 환경오염에 민감해 당시 발표조차 못했던 시화MTV개발을 냄새 안 나는 첨단산업 유치를 조건으로 승인했다.
간판은 시흥이지만, 생활권은 안양이었던 목감동 개발에 나서 지금 5-6만 자족도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개발의 초석을 놓았다. 마트와 학교, 병원 등 주민편의시설이 들어올 수 있는 인구가 되어서야 목감동은 온전히 시흥 땅이 될 수 있다는 자존심으로 시정을 펼쳤었다.
장곡동은 시흥의 심장인 시청과 연속되도록 개발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도심 연계를 추진했다. 연성동과 장곡동은 연결하도록 장월선 남쪽 그린벨트를 모두 해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지금 LH공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장현지구 개발의 초석을 놓았다.
정주의식 강화를 위해 생활체육활성화에 나섰다. 시민들이 친구를 만들어 삶의 울타리를 만들어야 주인의식과 정주의식을 갖는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시흥을 생활체육의 천국으로 만들었다. 생활체육 37개 종목의 기틀이 만들어진 것도 이때부터다.
소래중학교 운동장에서 시민체육대회를 개최하면서 가졌던 안타까움과 서글픔이 오늘의 포동 운동장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토지주인 성담을 설득해 4만평을 시가의 30% 수준에서 매입했다. 지금도 협조해준 성담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정치탄압으로 점철된 ‘4전5기’
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누리당에 입당한 이유가 잇다. 민주당이 삼복더위에 서울역 광장에서 텐트를 치고 투쟁을 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극한투쟁은 시대정신과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했다.
극한투쟁은 독재시대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극한투쟁을 해야하는 시대가 아니다. 민주당은 민생법안처리를 반대하고 거리로 나가 시대정신과는 거리가 먼 극한투쟁으로 야당을 후퇴시켰다. 실제로 존재하는 종북세력을 몰아내고 튼튼한 안보를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정치노선을 바꿨다. 6·25전정에 참전한 미국이 5만 여명의 희생자를 낸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정치적 탄압을 4차례 받았다.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확정지은 시흥시장 공천을 지역구 국회의원이 44세 치과의사에게 넘겨줬다. 일 잘하고 있는 시장을 제치고 공천된 집권 민주당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나보다 적은 표를 얻고 낙선했다. 첫 번째 정치탄압이다.
17대 국회의원 출마를 앞두고 경선준비를 하고 있는데 투서와 모략으로 긴급체포 됐다. 초대 민선시장을 지낸 정언양 시장을 어렵게 만들었던 사람들이 동참해 만들어진 정치탄압은 이후 무죄판결로 결론 났지만, 국회의원 선거는 이미 끝난 뒤였다. 두 번째 정치탄압이다.
이연수 전 시흥시장과 가까운 스님이 3천만원의 채무 가운데 2천만원을 갚았는데 그게 정치자금이라며 고소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를 준비했다. 변호사 비용이 많이 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항소를 포기하면, 대통령 사면을 추진해주겠다”는 후배의 사술에 속았다. 세 번째 정치탄압이다.
지방선거 시흥시장 민주당 공천을 받았지만, 공권력이 개입한 기획수사설로 하룻밤 사이에 공천장을 날치기 당하는 모략과 음모의 희생자가 됐다. 네 번째 정치탄압이다. 그 후 고향으로 낙향해 운둔하려했지만, 선거운동이 되지 않는다며 도와달라는 후배를 도와 지금의 시장을 만들었다.
그러나 시민재산 1조원을 서울대라는 구름위에 띄우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고 이제 시민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국립서울대법인 시흥유치, 여당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니면 무소속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인지” 묻고 싶다. <“시흥시장 후보에게 듣는다.”…다음호는 ②민주당 신부식 경제학 박사편이 보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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