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 경 센터장/ 푸른지역아동센터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학과를 졸업하면, 잘 먹고 잘 사는 줄 알고 그렇게 교육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88년 올림픽 개최 당시 ‘나이키’, ‘아디다스’라는 메이커가 최고였던 시대와는 너무도 다른 현대사회에서 아직도 1등만을 고집하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씁쓸하게도 오늘 아침에 TV를 보며 ‘아! 아직도 저런 일을 하네’ 라며 혀를 찰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일을 보게 되었다.
그것도 천재라는 말을 듣던 학생이, 그냥 대학교가 아닌, 서울대학생이 5번씩이나 전체 과 수석장학금을 받았던 학생이, 군대를 마치고 복학 후 시험을 치루고 나온 뒤 질러 버린 어처구니없는 그 일…
교수의 연구실에서 시험지를 훔쳐 나오려다 실패한 사건은 이 시대의 또 다른 아픔일 것이다. 굳이 1등과 수석만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물론 1등이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렇게까지 하면서는 아니다.
며칠 전 지적장애 1급인 태훈이가 엄마가 교육 받는 부모교육시간에 그린 소 그림을 보고 선생님 모두가 깜짝 놀랐다. 마치 화가가 그린 그림처럼 구도가 잘 잡힌 젖소 그림을 그려 와서는 발음조차 불안한 소리로 “젖소! 젖소!” 외쳤다.
그림을 본 엄마는 “아~!” 얼마를 감탄했던지 “어머! 어머! 이것 봐! 너~무 잘 그렸다. 이 그림 태훈이가 그린거야?” 하며 한참을 넋을 잃고 그림을 들여다보았던 기억이 난다.
작은 것 하나에 감탄할 줄 아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최고의 대학에서 최고의 성적으로도 만족 못하는 부모가 있을 수 있는 것은 이 시대의 양면을 보는 듯하다. ‘우리는 과연 어떤 부모로 살아갈 것인가?’
작은 것에 감사하고 기뻐하는 “잘 되어라, 건강해라, 너희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이니 무조건 행복해라” 하는 지지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2만4천44달러에 달하는 상황임에도 행복지수는 OECD 30개 국가 가운데 25위에 머무르고 있다.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 세대뿐 아니라,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일 텐데…
그러니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다. 최근 들어 방송에서 학교에 대한 많은 고민들을 함께 나누고 있다. 강제적인 교육에 대해 아이들은 “학교는 우리의 배움을 가로막고, 하고 싶은 마음까지 빼앗아갈 뿐만 아니라, 학교 밖으로 내 몰고 있다”고 말한다.
청소년들이 갈 곳을 잃어 어찌할 줄 모르고 방황하고 있는데 부모인 우리는, 우리 사회는, 우리 지역은, 어떤 고민을 이야기해야 할지? 어른으로서 청소년들에게 “인생은 그런 거야, 우리 때도 그렇게 지내 왔으니 너희도 그래야지”라는 식의 억지강요는 오히려 아이들의 불신감과 반항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청소년들에게 부모는 어른은 학교와 사회는 “함께 배우고 행복한 교육, 가고 싶은 학교, 갖고 싶은 직업, 이런 세상에서 성장하는 우리 자녀들이” 되기 바라는 마음으로의 역할이 필요하다. 미래에 대해 꿈꾸며 자기의 삶이 보다 가치 있는 삶이 되도록 열정을 가지고 성장하는 청소년의 행복한 삶의 고민을 나누고 이루어가는 2014년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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