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동인 발행인
공교육만 무너지는 게 아니라, 사교육도 무너지고 있다. 불법과외가 사교육현장에 독버섯처럼 퍼지면서 제도권의 규제와 감독을 받는 정상적인 사교육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원들은 임대료와 관리비, 강사료에 버거워하며 어려운 경영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입차량으로 운행하거나 임차가 가능했던 학원 통학버스까지 학원장이 직접 소유하고 관리해야한다는 달라진 규정 때문에 학원들 추가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공교육은 개개 학생의 특성에 맞는 자기주도 학습으로 정상을 되찾으려 하고 있지만, 개개 학생들의 끼와 소질을 살려내는 교육을 실천해내는데 상당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공교육이 이처럼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학부모들은 불가피하게 사교육을 선택하지만, 이마저도 고액 불법과외와 불법 개인교습으로 비정상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교육청에 신고만 하면 가능한 과외임에도 신고조차 하지 않고 고액과외로 학부모들 주머니를 털며 사교육시장을 무너뜨리는 불법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불법을 감시 감독해야할 교육청 직원은 사법경찰권이 없어 불법과외가 저질러지는 현장을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현장을 들여다보면, 시흥에서만 신고 된 과외가 1천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교육청에 신고하지 않고 불법으로 과외를 하는 사례도 신고 된 건수와 비슷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증언이다. 시흥에서 불법과외가 얼마나 기승을 부리며 정상적인 사교육을 잠식해 들어가는지를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흥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불법과외가 기승을 부리고 있음을 교육청도 잘 알면서도 “신고 받고 출동해도 아파트나 원룸 등 사적공간에서 과외교습이 이뤄져 진입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단속 공무원이 현장에 도착해도 스스로 문을 열어 줄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게 불법과외를 단속하는 우리나라 공권력의 현주소이다.
학생들의 수면권을 보장해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제도권 학원들은 밤 10시까지만 교습을 할 수 있지만, 과외와 개인교습소는 밤늦도록 교습을 해도 이를 제제할 규정이 없어 불법이 사실상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불법과외 단속을 전담하는 직원도 “불법과외나 개인교습소의 문제를 정부도 잘 알고 있지만, 제도개선을 하지 않고 있어 일선교육청이 제대로 된 단속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히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원교습을 반 10시까지 규제한데 반해 서울과 인천은 밤 11시로 완화해 인접한 경기도지역 학생들이 서울과 인천지역 문턱을 넘나들며 학원에서 공부하는 모습도 커다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법을 개정해서라도 불법과외와 고액개인교습을 근절할 대책을 세워야 한다. 교육청 공무원에게 특별사법경찰권을 주어 불법현장을 적극적으로 적발 할 수 있도록 공권력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비정상으로 치닫고 있는 불법사교육을 정상화 시키는 것은 물론, 공교육이 감당해내지 못하는 교육 영역에서의 바람직한 사교육 육성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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